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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생명문화 확산 위해 한일 교회 손잡아

yeju1021 | 2013-10-30 | 조회 649

생명문화 확산 위해 한일 교회 손잡아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개최 제1회 한일 자살예방 심포지엄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정성환 신부, 이하 본부)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16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제1회 한ㆍ일 자살예방 심포지엄을 열고, 양국에 공통으로 처한 심각한 사회문제인 자살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국ㆍ일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각각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33.5명과 21.2명(2012년 기준)으로 1ㆍ2위를 기록하고 있어, 자살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심포지엄에서 양국 교회 관계자들은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대'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심포지엄에 이어 '카리타스 일본-카리타스 서울 협약식'을 가졌다. 범국가적으로도 자살률을 지속해서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한 두 나라 가톨릭교회가 이날 심포지엄을 계기로 국제적 연대를 하기로 한 것이다. 협약식 뒤에는 한국가톨릭자살예방협회가 발족, 서울ㆍ인천ㆍ대구ㆍ청주ㆍ의정부교구 등 5개 교구 관련 기관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 2007~2011년 대한민국 전체 자살 사망자는 같은 기간 전쟁 사망자의 2~5배에 이른다. 

 


#자살예방사업 성공을 위한 방법, '소통'과 '연대'

 기조발제로 '한ㆍ일 자살예방사업의 발전 전략'을 발표한 정성환 신부는 "같은 문제로 고민하며 애쓰는 두 나라 교회가 손을 맞잡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자살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심포지엄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정 신부는 이어 △양국 카리타스의 정기적 심포지엄 개최 △생명존중문화 확산과 자살예방활동을 위한 자살예방 그물망 구축 △지역사회 기반 생명존중문화 확산과 자살예방활동 전개 등 소통과 연대를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본의 자살 현황과 과제'를 발표한 사사키 히사나가(아키타대 의학부) 교수는 "아키타현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민ㆍ학ㆍ관의 연계와 협력'에 의한 종합대책을 시작했다"며 "자살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까운 사람과 확실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어가는 소통과 연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키타현의 자살예방대책을 소개한 그는 "아키타현은 1996년부터 2012년까지 18년 연속으로 일본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지역이었으나 민간 주도로 '정신 건강 서포터'를 양성하고,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살롱'을 열었으며, 2003년부터 자살예방 전단을 집집마다 배포하는 등 100억 엔(약 10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다각도로 노력한 결과 2003년 519명이던 자살자 수가 2012년에는 293명으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 동안 자살자 수 100명을 더 줄인다면 일본에서 자살률이 가장 낮은 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사회적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수정(중앙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서울 노원구가 지자체 중심의 민관 협력 자살예방사업을 전개한 결과, 2009년 180명이던 자살자 수가 2011년 145명으로 17%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4억 원의 별도 예산을 투입해 자살예방사업 전담팀을 설치하고, 동사무소 복지인력 증원을 통한 자살고위험군 발굴과 연계에 나서 15만 명에 이르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평가를 실시한 결과, 자살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살'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기요나가 후미코(카리타스 재팬 프로그램 담당)씨는 "일본 주교단은 2001년 발행한 소책자 「생명을 바라보는 자세」를 계기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에게도 장례미사를 집전해주고, 공동체가 함께 기도해주기를 호소하는 등 자살자에 대한 교회 내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서 펼쳐왔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가톨릭교회의 자살문제 대책은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자살 위험이 높은 노숙인을 대상으로 배식봉사에 나서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는 마음을 전하는 일도 펼쳤다. 최근에는 3ㆍ11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피해지역에 자살자 수가 증가했는데, 신자 여부를 떠나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를 위한 기도와 대책 마련, 자살자 유족을 위한 나눔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살문제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자살이라는 용어를 다른 말로 바꿔 표현한 일본교회의 노력이 돋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성환 신부는 기조강연에서 일본교회가 2010년 11월 발표한 위령의 날 성명을 소개하고, "본인의 자유로운 결단으로 스스로 죽인다는 '자살'이라는 말에는 당사자를 책망하는 것 같은 울림이 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내몰린 사람이라는 '자사(自死)'라는 말이 더 합당하다는 결론으로 일본교회는 그때부터 자사라는 말을 쓴다"고 전했다.

 정 신부는 "교회 전통적 입장에서 자사(자살)는 개인이 그리스도교 신앙을 부정해서 자유로운 결단으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경우에 해당하며 그것을 '죄'라고 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자사란 개인의 윤리적 결단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문제이자 개인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마음의 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며 일본교회의 인식 변화를 높게 평가했다.

 스기모토 나오코(일본 전국 자사유족 종합지원센터) 대표는 토론에서 "자살예방대책 대부분이 예방과 방지 활동이기에 유가족에 대한 지원은 잊히기 쉽다"며 "이에 대한 인식개선과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영현(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신부는 토론에서 "대부분의 자살은 어느 개인의 죽음이라기보다 사회의 죽음이다. 개인이 생명을 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사회적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 신부는 자살예방 방법으로 △지속적 감시가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사랑에 찬 관심과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출처 : 2013-10-27 평화신문 이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