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사랑 캠페인
한 마음 한 뜻으로 실천하는 생명사랑 캠페인
슬픔 속 희망 찾기
유가족들이 고인에 대해 미처 하지 못한 말을
나누며 너무 이른 작별을 한 고인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3년 전의 너에게
같은 학년이었던, 이름도 모르던 네가 이젠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던 날, 우리 반 애들과 나는 모두 울었어. 그 다음 날에는 네가 잊혀지고, 그 모레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들 밝게 웃기 시작했지만, 그리고 나도 널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넌 결코 잊힐 수 없더라. 우리 학년은 고작 100명 남짓에 실업계 고등학교라 과가 3개였는데, 그때 내가 느꼈던 건, 우린 인원수도 적은데다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같은 처지에 놓인 친구들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서로에게 벽을 치고 살았는지 싶기도 하고, 그냥... 네가 죽어야만 하는 상황이 너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견딜 수 없이 끔찍했어. 사실 그 시기엔 나도 취업 스트레스때문에 조금 죽고 싶었거든. 근데 그때 같은 학년이었는데 난 이름도 얼굴도 모르던 네가 죽었어. 네가 누구인지 알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 그게 예의라고 믿었으니까. 솔직히 지금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난 그냥 이 나라가 싫었어. 실업계 고등학교 와서 어린 나이부터 일해야 하는 내 처지도 억울해 죽겠는데, 그런 억울한 애들 중에 누구는 죽어야 된다고? 아니,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난 도와주지도 못하게 그렇게 꽁꽁 숨겨두고, 죽으니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얘기하지 말라고 하고, 난 그게 제일 화났어. 어떻게 네가 죽은 게 없는 일이 돼? 그게 그렇게 덮어지는 상처야?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더 이상 아무도 죽지 않도록, 뭐든지 하는 일 뿐이야. 정말 고립되고 망가진 환경에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했던 자살이, 내 주변에서도 누군가 죽을 수 있다는 걸 널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난 내 주변의 친구들을 절대 외면하지 않았어. 앞으로도 외면하지 않을거고, 절대로 네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할 거야. 세상은 가까웠던 사람까지만 평생 아파한다고 말하지만, 난 사실 있지, 내가 그때 널 몰랐고 아직도 널 모른다는 사실이 가장 견디기 어려워.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도 아무도 널 돕지 못했다는 사실을 내가 알지 못했다는 게 가장 짜증나. 사실 그때 우리 학교에서 널 완전히 지워버리고 애초에 없던 사람처럼 만들어버리려던 그 분위기가... 너무 큰 트라우마가 되어서, 졸업하고 취업하고 나서도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냐면, '나 하나쯤 죽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겠구나'라는 어이없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어. 왜 자꾸 이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게 될까 날 자책했었는데, 역시 내 문제는 아니었던거야. 어쨌든 너무 화가 나고 슬프고, 난 널 절대로 잊지 않을거야. 절대로 잊지 않고 어떻게든 내 머릿속에 부활시켜서, 다시는 너처럼 죽는 사람이 없도록 뭐든지 할 거야. 이 세상 어디에 있는 너와 비슷한 사람이라도 찾아서 위로해 주고 도와줄거야. 절대 혼자라고 느끼지 않게 할 거야. 그날 죽은 건 너였지만 사실 나도 그때 같이 죽었기 때문에, 넌 죽었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된 거고,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곧 네가 하는 일이 될 거야. 그러니까 사랑하는 친구야, 그곳에서는 제발 행복해 줘. 그리고 지켜봐 줘. 난 자살한 사람을 숫자로 세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말 거야.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어. 그래도 매일 기도한다면 하느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을까? 이제 잊지 않을게. 나랑 같이 가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 사랑해.

원준아
네가 지난달 갑자기 떠나고 우린 힘들었는데 차츰 회복해가려 노력하고 너와의 추억을 엄마 맘 속에 평생 간직할게 천국에서 잘 있기를 엄마 가는 날 널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