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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살징후조기 발견 치유가 가장 중요. 부모관심 대화가 비극 예방 백신 역할"

admin | 2012-06-01 | 조회 835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은 과연 자신의 장래에 대해 어떤 꿈을 꾸고 있으며,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최근 계속 보도되고 있는 청소년 자살 기사들을 접하다 보면, 안타까움과 함께 이와 같은 질문이 무의미해짐을 느낀다. 미래 인생의 목표에 대한 꿈을 키워 나가며, 그 목표를 향해 정진할 시기가 청소년기가 아닌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통계청의 '201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청소년(15~24세)의 사망원인 중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구 10만명 당 13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청소년 자살은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것이 학업 관련 요인이다. 15~19세 청소년의 경우 절반이 넘는 53.4%가 성적 및 진학 문제로 자살 충동을 경험했다고 한다. 스트레스의 대부분(55.3%)도 공부 문제다. 학창시절에 각기 다른 재능과 적성이 인정되고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무한경쟁과 한 줄 서기 만이 강조된다. 우리 청소년들은 힘겹다.

두 번째는 부모와의 관계이다. 청소년기는 그 이전보다 부모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시기이지만, 여전히 부모의 큰 영향권 아래에 있다. 하지만 부모와의 대화 시간이 매우 짧을 뿐 아니라 부모에게 자신의 고민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비율도 34.3%에 이른다. 부모로부터 공감 받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설령 대화를 나눈다고 하더라도 주로 공부와 진로 문제에 한정된다. 우리 청소년들은 외롭다.

세 번째는 학교폭력이다. 학교폭력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학교폭력의 양상이 점점 흉포화, 저연령화 돼가고 있다. 학교폭력이 청소년 자살의 원인이 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폭력의 내용을 보면, 남학생들은 신체 폭력, 금품 갈취 등 겉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많고, 여학생들의 경우는 따돌림이나 욕설과 같은 사례가 많다. 최근 들어서는 소위 '빵셔틀'이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작은 심부름부터 숙제, 게임 레벨 올려주기, 심지어 아르바이트도 강요 받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은 괴롭고, 두렵다.

이처럼 힘겹고, 외롭고, 괴롭고, 두려운 상황 속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우리 청소년들이 자살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의 오명을 벗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에 자살예방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지난해에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실효성은 아직 제한적이다.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 자살 징후가 보이는 학생의 조기 발견과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부터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 정서‧행동발달 선별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고위험군 학생들에게는 Wee센터나 정신보건센터에서의 도움도 지원한다. 하지만 이를 담당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인프라가 매우 부족해 실효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두 번째, 부모자녀관계 증진을 위한 부모교육이나 부모상담 시간의 확보가 요구된다. 청소년기 자녀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자녀와의 대화 방식, 부모자녀 간의 갈등해결 방식 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아버지의 참여가 절실하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와의 관계가 자녀의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다.

세 번째, 학생들의 인성과 사회성 증진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인지 위주의 교육에 매몰되어 있다 보니 스트레스 해소 능력이나 학교폭력과 같은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청소년들 내면의 건강을 증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교육 및 상담은 물론 다양한 체험 활동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도록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덧붙여 우리 청소년들이 꿈을 말할 수 있는 사회, 그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는 사회문화 조성을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이 요구된다. 그런 사회가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이며,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가 행복한 우리 미래의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