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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관계자 방담 - 자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dmin | 2013-02-06 | 조회 977

 

자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 관계자 방담


나쁜 생각 들때 주위에 도움 청하라


전직 프로야구 선수의 자살로 자살문제가 또 불거지고 있다. 고귀한 생명을 왜 그토록 허망하게 내던지는지, 또 어떻게 해야 OECD 국가 자살률 1위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안타깝고 답답하다.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과 '싸우는' 센터장 김보미 수녀와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등 담당자들을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업무를 제쳐두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자살사건을 다루는 언론 보도태도를 질타하는가 하면, 우리사회의 자살문제 원인을 영적 결핍에서 찾았다. 또 누구나 '자살 고위험군'에 속할 수 있기에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리=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자살 원인 단정 짓고 자극적인 언론보도 문제
자살자 가족에 특별한 관심, 전문가 상담 필요
극단적 선택하려 했던 이 상담 통해 마음 돌려
센터, 상담과 자살 유가족 위로 등 활동 펼쳐

 

방담 참가자
-센터장 김보미 수녀
-류정희(에밀리아나) 사회복지사
-서지영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이인희(막시마) 상담심리사

 

▶자살예방센터 종사자로서 조성민씨 자살소식을 접했을 때 심정은.

-김보미 수녀(이하 김): 처음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제는 매스컴이 조씨 자살사건을 여과 없이 대서특필하는 것이다. 모방자살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인데도, 시시각각 상세하게 보도한다. 화가 날 정도였다. 자살 관련 보도는 사람이 아니라 '자살문제'에 초점을 둬야 한다. 자살 원인은 워낙 복잡해 단정지을 수 없다. 그런데도 언론은 '경제적 어려움' '이성 친구와의 이별' '성적 비관' 식으로 단정 짓는다. 그런 보도는 '자살하면 그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구나'하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류정희(이하 류): 공감한다. 자살 수단과 방법이 소설처럼 묘사돼 있는 자극적 기사를 반복해서 내보내면 또 다른 자살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명인이 자살하면 모방 자살자가 증가하는 소위 '베르테르 효과'는.

-서지영(이하 서): 영향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언론의 그릇된 보도 태도도 영향을 미친다. 2004년 한국자살예방협회ㆍ한국기자협회ㆍ보건복지부가 '언론의 자살 보도 권고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언론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자살 보도의 좋은 예는 1994년 그룹 너바나(Nirvana)의 가수 커트 코베인 자살을 다룬 미국 언론들이다. 당시 언론은 그의 자살을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비난함으로써 모방자살을 막았다. 반면 자살을 미화한 대표적 보도가 2003년 영화배우 장국영 사례다.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쉽게 접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무의식 중에 '○○처럼 나도….'하는 생각을 품을 수 있다.
-류: 유명인 자살은 일반 대중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부와 명예 등 겉보기에 남부럽지 않은 조건을 가진 사람도 자살하는데 그렇지 않은 국민 대부분은 어떤 심정이겠나.

▶우리나라는 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8년 연속 자살률 1위인가.

-류: 삶의 중심과 철학이 허약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겨내는 힘이 많이 부족하다.
-김: 우리나라 국민 행복지수가 매우 낮은 것과도 관계가 있다. 필리핀에 선교하는 한 수녀님이 "이곳은 자살률이 높지 않다"고 전해왔다. 수도자로서 영적 풍요로움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자살한 이가 있으면 주변인이 '고위험군'이 된다는데.

-서: 외국에서는 자살자 가족과 친구 등을 '주변 생존자'(Suicide Survivor)라 부른다. 예를 들어 학생 1명이 자살하면 부모는 물론, 같은 반 학생들과 담임교사가 고위험군 혹은 주변 생존자가 되는 것이다. 이들은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이인희(이하 이): 자살자 유가족은 이중고를 겪는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한 번, 위로받지 못하는 것에 또 한 번 고통받는다. 주변 사람들조차 어떻게 위로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일반 유가족과 똑같이 위로해줘야 한다.

▶센터의 상담활동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김: 최근에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이가 1시간 넘게 우리와 통화한 후 마음을 돌렸다.
-서: 사회 일각에서 상담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자살하려던 이가 상담 한 번 받은 것으로 평생 자살 결심을 거두는 것이 아니다. 상담은 큰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다. 다만, 일촉즉발의 위기 순간에 그 시간을 지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 센터는 해바라기 자조모임(가칭)과 같은 자살 유가족 대화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유가족들이 아픔을 이겨내고 희망을 갖기를 기대한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김: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는 성경구절로 대신하겠다. 무조건 나눠라. 이야기하라.
-서: 자살 생각을 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보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나 자살 생각은 할 수 있다. 어려울 때 주변에 도움을 청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 센터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현명하고 용기있는 행동이다. 아픈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 한다.

 

▨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는?
 
2010년 콜센터 운영과 함께 개소한 센터는 생명문화축제ㆍ연구조사사업ㆍ자살예방 네트워크 구축ㆍ상담(전화ㆍ인터넷) 등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벌인다. 특히 연령별 '게이트 키퍼'를 양성해 주변 자살 고위험군 발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2011년 (사)한국자살예방협회가 수여하는 생명사랑대상(네트워크 부문)을 수상했다. 문의 : 02-318-3079, 누리방(www.3079.or.kr)

 

출처 : 2013-01-20 평화신문 이 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