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씨 자살로 자살 문제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43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은 지가 10여 년째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의 어두운 이면이다. 잘 살아도 잘 사는 게 아닌 것이다.
정부가 손을 놓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자살예방대책 5개년 계획을 세웠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5개년 계획이 자살 고위험군의 정신질환 관리에만 중점을 두고, 사회ㆍ경제적으로는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1980년대 자살률 1위였던 핀란드는 전문 검사관이 자살자 친지를 만나 심층면접을 하고, 일기 등 고인의 개인기록과 병원의 의무기록 등을 수집해 자살 원인을 규명하는 이른바 '심리적 부검'으로 자살률을 23년 만에 절반으로 낮췄다고 한다. 우리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모범 사례다.
자살하는 데는 사회ㆍ경제적 환경 탓이 크다. 문제는 자살률을 눈에 띄게 낮출 만큼 사회ㆍ경제적 환경이 하루아침에 나아질 수 없다는 점이다. 자살 예방을 위해 어떠한 사회적 변화나 정책에 앞서 필요한 것은, 죽음을 생각할 만큼 고통스러운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자살하려는 이는 징후를 보이기 마련이다.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없다면 그들의 징후를 알아차리고 대처할 방법이 없다. 사회적 인프라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모든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