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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커버스토리 - 자살 예방, 누구의 몫인가

admin | 2012-09-25 | 조회 869

가톨릭신문"(2012. 06. 03일자 신문)에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의 생명문화운동과 가톨릭 교계 내 자살예방노력이 특집 기획 기사로 보도되었습니다. 관련 전문을 소개해 드립니다.


[가톨릭신문] 커버스토리 - 자살 예방, 누구의 몫인가

 

우리나라 한 해 1만5000여 명, 34분당 1명꼴로 자살 선택

극단적 행동 막고 상담하면 대다수는 새 인생 살 것 결심

교회의 선구자적 역할 절실

 

 

“우리가 여기 있다” 말할 준비 돼 있나

 

사도행전 16장 28절에서 바오로는 검을 빼어 자살하려는 간수들을 말리며 “자신을 해치지 마시오. 우리가 다 여기에 있소”라고 외친다. 우리는 과연 자신을 해치려는 이들에게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가.

 

복잡다단한 현대사회 안에서 수많은 원인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이들을 교회는 엄격한 윤리의 잣대로 단죄한다. 자기사랑의 거부,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전체 사회를 향한 정의와 자비의 의무에 대한 포기 등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자살 예방에 선구자적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는 생명문화 건설과 함께, 사악한 선택을 하는 단죄의 대상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아야 하기 위함인 것이다.

 

자살 시도 전 미리 이뤄지는 예방에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 1937년 완공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는 1300여 명이 투신자살했는데, 이후 자살 시도자의 2~3배 인원으로 구성된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와 상담가들이 그들을 자살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며 위로하고 있다.

 

사람들이 단순히 다른 곳으로 가서 다시 자살 시도를 한다면 다리에서 뛰어내리지 못하게 하는 방지책이야말로 아무런 효과가 없다. 하지만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사람이 한 번의 상담을 통해 자살하려 하지 않고 생산적 인생을 살아간다는 사실이 입증된다면, 수십 년간 자살예방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매년 다리에서 뛰어내려 서른 명 이상의 목숨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우리는 도덕적 분노를 느껴야만 한다.

 

책「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저자 토머스 조이너(플로리다 주립대 심리학 교수)는 “답은 우리가 도덕적 분노를 느껴야만 한다는 것이다. 다른 어떤 공중보건 문제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방치되지 않는다. 금문교에서 뛰어내리려다 제지당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이후 자살하지 않고 생산적 인생을 살아갔다”고 전한다.

 

2010 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자살자는 1만5556명에 다다른다. 하루에 42.6명이 자살을 선택하며, 34분마다 한 사람이 사라진다. 우리나라 사망자의 사망원인은 암,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에 이어 자살이 네 번째다. 비교적 건강한 10~30대만 꼽자면 자살은 사망원인 1위다. 34분마다 한 사람이 자살을 경험한다고 치면, 기사를 쓴 한 시간 동안 2명이 세상을 등졌다.

 

자살예방, 이것은 사람을 살리기 위한 문제다. 바오로의 말대로,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 할 때, 우리는, 교회는 “여기에 있다”고 그들에게 말해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여기에 있으니 자신을 해치지 말라’고 자살을 말리던 바오로는 또한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가운데에는 자신을 위하여 사는 사람도 없고 자신을 위하여 죽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하여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입니다.”(로마 14,7-8)

 

출처 : 2012-06-03일자 가톨릭신문 오혜민 기자